현지인처럼 즐기는 베트남 아침 식사 – 쌀국수 말고 이것!
여행지에서 하루를 여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언제나 그 나라의 ‘아침 식사’에 마음이 끌립니다.
막 잠에서 깬 도시의 공기, 분주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현지인의 걸음, 그리고 그 속에서 조용히 끓는 냄비의 국물 냄새.
베트남의 아침은 생각보다 쌀국수로만 시작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지인들이 더 즐겨 찾는, 오래된 로컬 아침 메뉴들이 있죠.
오늘은 진짜 ‘베트남 아침’을 마주했던 그 기억들을 바탕으로, 쌀국수 말고 더 맛있는 아침 식사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1. 반미 (Bánh mì) – 프랑스와 베트남이 만난 빵
따끈한 바게트 속에 파슬리, 오이, 당근 절임, 고기 혹은 달걀이 가득 들어간 반미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아침 메뉴입니다.
한 개 가격은 약 15,000~30,000동(한화 1,000~1,500원)으로, 저렴하면서도 든든한 식사죠.
출근길 오토바이 위에서 한 손에 반미를 들고 가는 사람들. 그 모습은 어느새 저를 여행자가 아닌 한 도시의 일부처럼 느끼게 했습니다.
2. 껌텀 (Cơm tấm) – 부서진 쌀밥 위 정성 가득한 고기
껌텀은 부서진 쌀을 활용한 요리로, 원래는 농민들의 절약식이었지만 지금은 베트남의 대표적인 아침 식사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계란프라이, 절인 채소에 느억맘(피시소스)이 어우러져 진한 감칠맛을 냅니다.
호찌민에서는 '껌텀 비 수언 쯩(Cơm tấm bì sườn trứng)'을 꼭 한번 맛보시길 추천드려요.
자리에 앉으면 따뜻한 국물도 함께 나오는데, 그 국물을 마시는 순간 하루의 에너지가 확 살아나는 기분입니다.
3. 분짜 (Bún chả) – 하노이식 돼지고기 누들
분짜는 하노이 지역에서 특히 인기 있는 아침 메뉴로,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와 얇은 쌀국수(분), 채소, 그리고 새콤한 육수를 곁들여 먹습니다.
고기 한 점, 국수 한 젓가락, 채소 한 잎을 육수에 적셔 함께 먹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조화로운 풍미가 정말 일품이죠.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분짜 흐엉 리엔(Bún chả Hương Liên)’을 먹은 장면이 화제가 되었죠.
저도 그 식당을 찾아가 같은 메뉴를 먹어보았는데, 소박한 공간 속에 깃든 따뜻한 환대와 맛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쌀국수만 먹고 오기엔 아쉬운 베트남 아침
여행에서 가장 오래 남는 건 ‘무엇을 보았는가’보다 ‘무엇을 맛보았는가’라는 말, 공감되시죠?
베트남의 아침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한 도시의 삶과 온도를 느끼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 여행 팁
베트남의 아침 식사 시간은 보통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입니다. 현지 분위기를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조금 일찍 하루를 시작해 보세요!
다음 여행에서 호텔 조식을 잠시 건너뛰고, 거리 모퉁이 작은 식당에 앉아
현지인의 하루를 함께 시작해 보세요.
그 아침 한 끼가 여행 전체의 결을 바꿔놓을지도 모릅니다 😊
낯선 도시의 공기, 따뜻한 국물, 바삭한 빵 한 입.
이 모든 것이 베트남의 아침을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아무리 짧은 여행이어도, 현지인의 리듬에 몸을 실어 보는 순간은
그 어떤 명소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거예요.